몇 년째 탈모약을 복용 중인 40대 이상 남성분들이라면, 매년 받는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유심히 보실 겁니다. 얼마 전, 제 결과지에 찍힌 '1.5 ng/mL'라는 숫자를 보고 안심했던 저에게 의사 선생님이 던진 한마디. 그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저는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탈모약이 만든 '착한 숫자'의 함정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계열의 탈모약은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되었습니다. 이 약들은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데, 문제는 PSA(전립선특이항원)가 바로 이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라는 점입니다.
즉, 탈모약이 전립선 크기를 줄이면, PSA 생성량도 따라서 줄어들어 실제보다 수치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착시 현상이 발생합니다.
제 실제 PSA 수치는 1.5가 아니라, 그 두 배인 3.0에 가까웠던 셈이죠. 정상 참고치(보통 0~2.5)를 훌쩍 넘는, 정밀 검사가 필요한 수치였습니다. 만약 제가 탈모약 복용 사실을 의사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의사도 저도 이 '거짓된 정상 수치'에 속아 넘어갔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행동: 의사에게 알려라
그래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행동은, 건강검진 문진표를 작성하거나 의사를 만날 때 "제가 지금 피나스테리드(또는 두타스테리드) 계열의 탈모약을 복용 중입니다"라고 반드시, 명확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이 한마디가 전립선암 조기진단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생명줄입니다.
경고: 탈모약 복용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낮은 PSA 수치만 믿고 안심하는 것은, 화재경보기를 꺼놓고 잠을 자는 것과 같습니다.
의사에게 복용 사실을 알렸다면, 그 다음은 내 진짜 수치를 직접 계산해보고 경각심을 가질 차례입니다.
내 진짜 PSA 수치 계산법 및 대응
계산법은 간단합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나온 PSA 수치에 무조건 곱하기 2(x2)를 하시면 됩니다. 특히 약효가 더 강력한 두타스테리드 계열의 약을 오래 복용했다면, 이 보정 작업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게 계산한 최종 수치에 따른 대응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2.5 ng/mL 이상: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 의사와 상담하여 정기적인 추적 관찰 또는 정밀 검사를 고민해야 합니다.
- 4.0 ng/mL 이상: 전립선암 위험이 의심되는 수치. 조직 검사 등 다음 단계 검사를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이 기준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나이와 가족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여 최종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결론: 아는 것이 건강을 지킨다
탈모약 PSA 수치 문제는, 우리가 탈모약을 장기복용하는 만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건강 상식입니다. 머리카락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명과 건강입니다. 매년 건강검진 때마다 이 사실을 잊지 마시고, 담당 의사에게 꼭 복용 사실을 알려 현명하게 건강을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탈모약의 다른 장기적인 위험성에 대해서도 궁금하시다면, 제가 이전에 작성한 글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탈모약 장기복용, '이 검사' 안 받으면 정말 큰일 납니다
탈모약 장기복용, 정말 괜찮을까요? 10년 넘게 복용 중인 제가 최근 알게 된 '당뇨병' 발생 위험 연구 결과를 공유합니다. 특히 특정 질환 병력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건강 체크리스트를 확인하세요.
howtory.com자주 묻는 질문 (FAQ)
Q. PSA 수치에 영향을 주는 탈모약은 무엇인가요?
A.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계열인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등)와 두타스테리드(아보다트 등) 성분의 약이 모두 해당됩니다. 미녹시딜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Q. 건강검진 얼마 전부터 약을 끊으면 정확한 수치가 나오나요?
A. 아닙니다. 특히 두타스테리드는 반감기가 매우 길어 약을 끊어도 몇 달간 몸에 남아 영향을 줍니다. 약을 끊지 말고, 복용 사실을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정답입니다.
Q. PSA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전립선암인가요?
A. 아닙니다. PSA 수치는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등 다른 원인으로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높은 수치가 나왔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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