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채 뿌린 거 티 날까 봐 바람 부는 날 고개 숙여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500만 원짜리 모발이식 수술 후, 텅 비어버린 정수리를 가리기 위해 흑채를 뿌리던 '암흑기' 시절이었죠. 하지만 놀랍게도, 몇 가지 방법을 터득한 뒤로는 가족들조차 제가 흑채를 뿌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흑채, 당신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많은 분들이 흑채를 '없는 머리카락을 만드는 마법의 가루'라고 오해합니다. 여기서부터 모든 실수가 시작되죠. 흑채 자연스럽게 쓰는 법의 핵심은, 없는 머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있어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가장 치명적인 실수: 머리카락이 아예 없는 맨 두피에 흑채를 뿌려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건 흑채가 아니라 그냥 검은 점일 뿐입니다.
흑채는 미세한 솜털이나 가느다란 머리카락에 달라붙어 모발을 굵어 보이게 만들어, 두피의 '비침'을 줄여주는 원리입니다. 즉, 기반이 될 머리카락이 아예 없다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는 거죠.
정수리에겐 '구세주', 헤어라인에겐 '독'?
이 원리 때문에 흑채는 정수리 탈모에 압도적으로 효과가 좋습니다. 정수리는 머리카락이 완전히 빠지기보다는 가늘어지면서 휑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흑채가 달라붙을 머리카락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모발이식 암흑기 시절, 텅 빈 제 정수리에 흑채를 뿌리고 나갔더니 저희 어머니께서 "너 벌써 머리가 이렇게 났냐?"며 놀라셨을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정수리 커버 효과는 드라마틱합니다.
반면, M자 탈모처럼 헤어라인이 아예 뒤로 밀려버린 맨 이마에는 흑채를 뿌려봤자 어색한 '구레나룻'처럼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헤어라인도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헤어라인 흑채, 성공을 위한 체크리스트
헤어라인에 흑채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려면, 흑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헤어스타일과 스타일링 제품의 '삼위일체'가 필요합니다. 제가 실제로 암흑기 때 M자 라인을 커버했던 방법입니다.
- 짧은 헤어스타일 유지: 모히칸이나 크롭컷처럼 윗머리로 헤어라인을 살짝 덮어주는 짧은 스타일을 유지합니다. 긴 머리는 오히려 경계가 뚜렷해져 더 티 납니다.
- 아주 소량만 사용: 비어 보이는 헤어라인 경계 부분에만 아주 살짝, '그림자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톡톡 두드려줍니다.
- 왁스로 경계 허물기: 손에 왁스를 묻혀 흑채를 뿌린 부분과 원래 머리카락의 경계를 비비듯이 섞어주며 스타일링합니다.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 스프레이로 고정: 마지막으로 헤어스프레이를 뿌려 고정력과 지속력을 높여주면 끝입니다.
이처럼 헤어라인은 '채운다'는 느낌보다, 스타일링을 통해 '어우러지게 만든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암흑기를 어떻게 버텨냈는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도 참고해보세요.

모발이식 암흑기 관리비법, 이식모 99%가 빠지는 이유 (절망편)
500만원 주고 심은 머리가 우수수 빠지는 모발이식 암흑기. 사기당한 것 같은 절망의 3개월, 수술 전보다 휑해진 정수리를 감쪽같이 커버하고 버텨낸 저만의 멘탈 관리 비법을 공개합니다.
howtory.com자주 묻는 질문 (FAQ)
Q1. 흑채 사용하면 두피나 모공을 막지 않나요?
요즘 나오는 식물성 흑채들은 입자가 고와 모공보다 크기 때문에 막지 않습니다. 다만, 하루 일과가 끝나면 반드시 샴푸로 깨끗하게 세정해주는 것이 두피 건강을 위해 중요합니다.
Q2. 비나 땀에 흑채가 흘러내리지 않나요?
전용 고정 스프레이를 함께 사용하면 일상적인 땀이나 약한 비에는 거의 지워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영이나 폭우 등에는 흘러내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Q3. 흑채 색상은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자신의 모발 색보다 한 톤 어두운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너무 밝은 색을 사용하면 오히려 비어 보이는 부분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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